양자컴퓨터의 미래 (미치오 카쿠)

표지만 보면 오래전 출간된 과학 이론서처럼 생겼다. 근데 2023년 12월 출간한 신작이며 우리 삶에서 일반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과학 현상을 쉽게 풀이한다.

 

 

 

초반엔 양자역학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 책을 따라갈 수 없겠구나 싶어 유튜버에 양자역학 이론 영상을 엄청나게 찾아봤다. (뒤로 갈수록 양자역학은 별로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지만..) 양자역학 설명 유튜브는 BODA 채널에 나오신 김갑진 교수님의 영상을 강력 추천 한다. 일반일을 위한다고 온갖 비유를 섞은 설명이 아닌, 담백하고 명쾌한 설명으로 핵심만을 잘 짚어주신다. 덕분에 이해하기 힘들던 '관측' 개념도 어느 정도 이해를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EPuqh0uOYM&ab_channel=%EB%B3%B4%EB%8B%A4BODA

 

이 책을 읽고 내가 이해한 양자컴퓨터의 특징을 말하자면,

 

1. 기존 디지털 컴퓨터는 0, 1만으로 연산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0,1에 더해 0과 1의 중첩 상태를 포함하기 많은 연산을 한 번에 할 수 있다.

2. 회로를 진공상태 + 극저온 환경에서 초전도 상태로 만든다. 이런 경우 전자들이 결맞음 상태가 되고, 다양한 회로를 하나로 묶어 얽힌 상태로 만들어 양자적 계산을 수행한다.

3. 고전 컴퓨터의 비트 개념을 양자컴퓨터에서는 큐비트라고 칭한다.

4. 양자컴퓨터가 고전 컴퓨터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큐비트의 개수가 어느 이상 되어야 한다. 이를 '양자우위'라고 한다.

5. 고전 컴퓨터는 연산에서 확정적인 정답을 도출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정답일 확률이 가장 높은 값을 도출한다.

 

두서 없이, 그냥 내 개인 정리나 다름 없다 ㅠ 결맞음, 얽힘, 확률이 가장 높은 값 이런 개념은 양자역학을 조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학 이야기 시작--- (생략 가능)

'결맞음'은 분자의 결이 맞아 중첩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관측되는 순간 결어긋남 상태가 되고 어떤 결과가 도출된다. 그전까진 모두 확률로서 존재한다. 나는 이렇게 이해했다. 0 다음 1 다음 0 다음 1 이런 식으로 값이 결정될 때, 0에서 1로 가는 상태, 바로 그 순간이 중첩상태이지 않을까. 허허. '관측'은 처음엔 두 눈으로 관측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다른 물질과의 상호작용을 뜻한다. 그것이 공기와의 접촉이 될 수도, 진동에 의한 충돌일 수도 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또한 상자 안의 공기와 접촉했으니 이미 관측된거라고 볼 수 있다는 재밌는 구절도 있다.

 

양자 얽힘 또한 재밌는데, 한 명은 0, 한 명은 1의 값을 가진다고 했을 때 둘을 엄청 먼 우주로 보낸다(서로 다른 방향으로). 그 후 한 명이 관측을 통해 0 값을 가지고 있다는 게 확인되면 즉각적으로 나머지 한명의 값은 1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 양자 얽힘 상태다. 문제는 관측한 정보가 빛의 속도로 간다면 500만 광년 떨어진 곳이면 500만년 후에 정보가 도착할 건데, 어떻게 0의 관측을 통해 나머지 한쪽의 값을 1로 확정하냐는 것이다. 이는 아이슈타인의 특수상대서이론 중 '정보전달은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없다'에 위배되며 EPR 역설이라고도 불린다. 책에서 내용을 정리하자면 '유용한 정보는 빛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없지만 얽힘 상태에서는 무의미한 정보만 전달되므로 해당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둘 사이의 거리가 아무리 멀어져도 상호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것이 양자컴퓨터이 핵심원리이기도 하다. 양자 얽힘 상태에서 강력한 계산 능력을 발휘하는 것. (사실 나도 이 부분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아 그리고 재밌었던 개념 중 하나는 '경로적분'이다. 경로적분 설명을 위해 리처드 파인만의 어린 시절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어릴 적 리처드 파인만의 과학교사는 이런 질문을 했다. '공이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질 때 하나의 경로만을 따라 굴러가는데, 공은 어떻게 자신의 갈 길을 선택하는 걸까?' 그러곤 뉴턴의 미적분학을 통해 공에 작용하는 힘만 알아내면 충분히 공의 경로를 알 수 있다고 설명하며, 한 가지 방법을 더 설명해 준다. 공이 이동 가능한 모든 경로를 그려본다. 공이 하늘로 치솟아 화성까지 날아갔다가 언덕으로 돌아오는 경로까지 포함시켜서. 그리고 그 개개 경로에 '작용'이라는 양을 계산하면 가장 작은 값이 나오는 경로가 있을 텐데, 그것이 공이 선택하는 경로라는 것이다. 리처드 파인만의 이때 배운 최소작용원리를 가지고 양자역학을 다시 써내려갔다. 모든 가능 경로의 합을 구하고 그중 가장 최적의 경로를 결과로 도출하는 것. 이것은 양자컴퓨터의 계산 원리이기도 하다.

---과학 이야기 끝---

 

양자역학 설명 뒤로는 제대로 된 양자우위를 이룬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암호, 에너지, 건강, 지구온난화, 우주 등 다양한 분야를 자세히 설명해 주는데, 마치오 카쿠의 지식 넓이에 감탄하게 된다. 암 발생 원인이나 광합성의 원리, DNA, 지구에너지 등. 이 책을 통해 옅고(조금 깊을 수도) 넓은 지식을 머리에 집어넣을 수 있다. 애초에 자연을 흉내내기 위해 양자역학적 방법을 동원해서 만든 것이 양자컴퓨터이기 때문에 제대로 상용화된다면 자연현상(생명, 기후, 우주, 에너지 등)의 원리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차고 넘친다. 

 

생각보다 재밌게 봐서 글이 길어졌다 하하.